두근거림 (DGNGRM)Single · 시작 전 · 2026-06-12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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2026-07-31 · gRm Notes

작사노트 1 — 두근거림

두근거림이라는 단어 키워드를 정했을 때에 연상되는 건 물리적으로 두근거림을 만드는 주체인 ‘심장’과 두근거림의 감정인 ‘설렘’이었다.

아마 설렘의 순간이라면 누군가를 좋아할 때의 감정이 아닐까? 하지만 난 이건 누가 좋아서 난 이렇게 떨려 라고 표현하기보단, 나 이렇게 심장이 떨리고 두근거리는데 이유가 뭐지 하면서 찾아가는 화자를 그리고 싶었다. ‘머리가 이해하기 전 마음이 먼저 움직이는 순간’, 그것이 가장 순수한 두근거림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.

그렇기 때문에 나는 이 곡의 상황을 둘만의 공간과 시간이 아니라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는 공간으로 설정했다. 여러 사람들과 웃고 떠드는 와중에 한 사람만 계속 눈에 밟히고 좀 더 의식하게 되는 무의식의 순간을 그려내고 싶었다. 그리고 그 두근거림을 애써 숨기고 싶어하는 화자의 마음.

그러고 낮과 밤이 교차해서 밤에 다다르면 감정은 좀 더 무르익기 시작한다. 애써 진정시키면 나아질 것 같았는데 오히려 화자의 두근거림은 더 커져서 ‘심장박동은 더 선명해’지고 눈은 거의 그에게 고정된다. 그러다 결국 그와 눈이 마주치게 되고 순간 나의 머리는 백지장이 되고 만다. 나의 이 감정, 설렘, 두근거림이 다 들켜버렸으면 어떡하지? 나 너무 부끄러운데.

하지만 그가 그 뚝딱임을 보고 가장 밝은 모습으로 웃어주었을 때에, 화자는 느끼게 된다. 이 두근거림이 나만의 감정이 아니었구나! 설렘에서 환희로 변하게 되는 순간.

그리고 화자는 너에게 묻는다. ‘너도 나처럼 떨리고 있니’. 그리고 ‘손끝 스칠 때 짧은 전기’, 확신의 지점.

그리고 마지막 코러스에서 화자는 말한다. 우리 서로 좋아하고 있었구나. 온종일 굳어있고 긴장하던 화자는 그제서야 환하게 웃기 시작한다.

이렇게 두근거림이라는 곡은 어떤 사람을 좋아하게 된 것을 깨닫는 순간과, 그 사람 또한 나를 좋아하고 있었구나라는 상황을 노래한다. 하지만 마지막까지 지양하고 싶었던 것은 화자에게 섣부른 확신을 주는 것이었다. 끝까지 화자 본인의 깨달음으로 이 설렘이 더 증폭되어 가는 과정을 쓰고 싶었다. 무언가 확신의 순간이 주는 폭발보다는 참을 수 없는 간지러움이 이 곡의 무드를 이끌어 가길 바랐다. 그리하여 곡 마지막까지 ‘너’의 고백은 없다.

그래서 오로지 ‘나’의 착각이었을 수도, 아니면 한순간의 바람이었을 수도, 아니면 진짜 서로의 감정이었을 수도 있다. 하지만 그건 중요하지 않다. 그 순간의 ‘두근거림’만은 진짜였기 때문에.